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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교정 & 양악

[교정/양악] 교양있는 일기 (3) : 선교정

by day_fly_ 2024. 4.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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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정 시작

양악하는 사람들마다 다르겠지만, 선교정이 필요한 사람 vs 필요 없는 사람으로 나뉜다고 한다.

 

나는 선교정이 필요한 케이스였고, 기간은 교정 치과에 물어봤을 때 대략 1년 정도 선교정을 해야 한다고 한다.

 

2022년 10-11월에 교정 상담을 받고, 2023년 3월에 양악 상담을 받았다.

 

모든 상담을 마치고 2023년 4월, 나는 드디어 진짜로 양악을 위해 교정을 시작하기로 마음 먹게 되었다.

 

 

 

아무래도 교정 또한 양악 못지 않게 큰 돈이기 때문에, 혼자는 못가고 mommy와 함께 가게 되었다. (절대 무서워서 같이 간거 아님)

 

아~~ 1년 어떻게 버텨~~

아~~ 철길 깔기 싫어~~ 불편할거 같아~~

아~~ 교정하면 먹고 싶은 것도 못 먹을 것 같은데~~

 

차 타고 가는 내내 저런 곡소리를 해댔다. '정말로 양악을 꼭 해야만 하는 걸까?' 라는 생각과 함께 후회를 안 할래야 안 할 수가 없었다.

 

박명수 선생님은 항상 옳은 말만 하시더라. 미워요.

 

 

 

교정 치과는 거의 반 년만에 온거라, 다시 한 번 원장님과 상담을 진행했다.

 

먼저 본격적으로 상담하기 전에 원장님께 수술한 케이스들을 좀 보고 싶다고 요청했고, 몇몇 케이스들을 확인했다.

 

사실 수술 케이스 확인을 미리 전화로 요청하고 방문한 것이 아니라서, 이때 원장님께서 좀 당황하신 듯 싶었다.

 

 

- : "원장님, 교정 시작하기 전에 수술했던 환자들 사례들을 좀 볼 수 있을까요..?"

- 원장님: "아... 미리 말씀해주시고 방문하셨으면 저희가 수술 케이스를 따로 빼서 준비해놨을텐데... 급박하게 찾다보니 몇 개 밖에 보여드릴 수가 없네요.. 하핳.. (머쓱)"

- : (음...?!)

 

 

이 포인트에서 좀 '뭐지?' 싶었지만, 이미 여기서 하기로 결정하기도 했고... 동네에서 제일 유명하기도 하고... 서울대치과병원으로 강의를 나가시는 분이시기도 해서... 그냥 믿고 진행하기로 했다.

 

의심스럽지만, 넘어가 드리죠.

 

 

 

그 이후에는 아래와 같이 진행되었다.

  1. 진짜로 양악을 하기로 결정했니?
  2. 양악하기로 해놓고 나중되서 양악 안할거라고 하면 안된다?!
  3. ㅇㅋ. 양악하면 교정은 이렇게 진행될거야. (이러쿵 저러쿵 설명)
  4. 저번에 교정 상담하러 왔을 때 결정한 장치 기억나? 일단 장치 부착부터 시작하자.
  5. 윗 이빨들에 장치 부착 / 아랫 이빨들은 다음 번에

마지막엔 간호사분께 교정 시 유의사항을 전달 받고, 아랫쪽 사랑니 발치 관련해서 원장님께 의뢰서를 받고 돌아가게 되었다. 

 

 

 

교정하면 이빨 아파서 음식 잘 못먹는다며 주변에서 아주 어마무시하게 훈수를 받았는데, 교정기 부착한 첫 날 생각보다 안아파서 "음.. 난 교정기를 해도 안아픈 체질인가보군!" 이라 자만하고 말짱하게 초밥을 먹었다.

 

하지만 다음날.. 뭔가 잘못됐음을 직감했다. 면조차 잘라먹지 못할 정도로 너무 아파서 가위로 난도질쳐서 먹었고, 바로 죽 모드로 들어갔다...ㅋㅎ

 

철이 없었죠....😇

 

 

 

2주 뒤, 다시 치과에 방문해서 이번엔 아랫쪽 이빨들에 장치를 부착했다. 영구치가 없는 어금니가 하나 있어서, 유치 어금니를 뺀 상태로 교정이 진행되고, 이후에 양악과 교정 모두 끝난 뒤에 임플란트를 해야 한다고 말씀해주셨다...🥲

 

20년 넘게 잘 쓰고 있던 유치를 갑자기 뽑으려니 뭔가 기분이 묘상했다. 괜히 아련하달까...?

 

한편으로는, 이빨을 안 뽑아본지도 20년이 넘었는데 갑자기 뽑으려니 겁도 났다. 어렸을 땐 도대체 이빨을 어떻게 뽑았던 걸까...? 어쩌면 어린 시절의 내가 지금의 나보다 더 겁이 없었을지도 모르겠다.

 

 

 

이빨을 빼려면 마취를 해야하는데.. 나는 살면서 마취주사를 맞아본적이 단 한번 뿐이다. 심지어 그 한번도 가글 마취(?) 후에 마취 주사를 맞아서 정말 안 아팠었다.

 

이 병원에서도 그렇게 해주려나 하고 내심 기대했는데.. 젠장. 그냥 쌩 정석이었다. '다 커서 엄살피면 이게 무슨 개망신인가' 라는 생각으로 마인드 컨트롤 하면서 유치도 빼고, 장치 부착도 끝냈다.

 

 

이렇게 나는 교정을 제대로 시작하게 되었다.

이빨이 못생겨서 스미마셍.

 

 


 

 

# 교정 과정

교정기와 한 몸이 된 것 마냥 이제는 너무 자연스럽고, 교정인으로 별 탈 없이 1년을 살았다. 처음엔 1년이 꽤 길게 느껴졌는데, 생각보다 후루룩 지나가버린 느낌이랄까?

 

 

 

대부분 한 달에 한 번씩 치과에 방문했던 것 같고, 치과에 방문할 때마다 간호사분들께서 전체적으로 스케일링을 해시고 + 원장님께서 교정 진료를 해주셨다.

 

그리고 통증은 교정기를 처음 부착했을 때가 최고로 아팠던 것 같고, 그 이후로는 익숙해져서인지 크게 힘들 것이 없었다.

 

치과 방문하고 1-2일 정도만 지나면 그 뒤로는 일반식을 먹을 수 있었고, 어쩔 땐 방문한 당일도 일반식 식사가 가능할 때도 있었다. (아플 땐 무조건 죽 or 부드러운 거 위주로 식사)

 

 

 

시간이 지날 수록 철사가 점점 굵어졌고, 철사에 고무줄 같은 것을 휘두르기도 했고, 밥풀마냥 뭔갈 붙여놓기도 했고, 스프링 같은 것을 달아놓기도 했고, 갈고리 같은 철사로 바뀌기도 했다.

 

내가 원장이 아니라서 뭘했는지 자세히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정갈한 치열을 만들기 위해 온갖 노력을 했다고 보면 될 것 같다.

 

이정도는 아니었던 것 같은데... 선교정이라 그런가...?

 

 

 

몬생긴 내 이빨들이 어떻게 변할지 너무 궁금해서, 교정 처음 시작할 때 달마다 진료 받으면 사진 찍어서 기록해놔야지 하고 다짐했었다.

 

100% 완벽하진 않지만 그래도 기억날 때마다 찍어두었는데, 1년이 지난 지금 앨범을 구경하면 꽤나 흥미롭다. 삐뚤빼뚤에서 가지런하게 정렬되어있는 옥수수들(?)이 너무 신기할 따름이다.

 

1년동안 수고했네 나 자신... 뿌드읏...😎

 

 


 

 

# 사랑니 발치

나는 사랑니가 3개가 있지만, 3개 모두 잇몸 밖으로 나오지 않은 상황이었고, 양악이 아니었다면 굳이 뺄 필요가 없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교정+양악 상담에서 모두 하나같이 사랑니를 빼야 한다고 입모아 말씀하셔서 강제로 빼게 된 케이스이다. (젠장)

 

그래도 불행 중 다행으로 위에 2개 사랑니는 양악 수술 중에 제거해주신다고 하셨고, 아래 1개 사랑니만 발치하면 될 것 같다고 하셨다.

 

그래... 4개가 아닌게 어디냐...

 

 

 

사랑니 발치는 양악하기 3개월 전에 해야 한다고 알려주셨는데, 사랑니 빼기가 너무 무서워서 미루고미루고미루다가 간신히 2개월 전에 발치했다. (늦게 발치했다고 원장님한테 혼남 ㅎㅎ 무서운걸 어째요 ㅎㅎ)

 

 

 

사랑니 발치는 교정치과에서 해주지 않는다. 대신, 내가 다니는 교정 치과에서는 연계된 구강악안면외과치과를 소개해줬다.

 

하지만 시간이 맞지 않아서 해당 치과에서 발치하지 못했고, 동네에서 야간진료도 하면서 + 마취도 안아프게 해주는 치과를 찾아서 발치를 하게 되었다. (마취도 안아프고, 진료도 잘해주심... 체고...ㅠㅠ)

 

 

 

매복 사랑니 치고 하나도 안 아파서 너무 좋았는데... 내 볼따구는 아팠나보다. 초반엔 붓기가 별로 없어서, 이번에도 "아! 나는 일반 사람들과 다르게 사랑니를 발치해도 붓기가 없는 특이 케이스인가보다~" 하고 또또또 자만했다.

 

BUT, 아무리 얼음 찜질을 해도 사탕을 문 것처럼 점점 붓더니만, 사각턱이 되질 않나, 심지어 시퍼렇게 멍도 들기 시작했다..

 

사랑니 고작 한 개 뺐는데 붓기가 이정도면, 양악 후엔 도대체 얼마나 붓는다는 건지...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다이나믹하네.

 

 

 

 

작년 4월 초에 시작한 선교정이 끝나고, 1년 딱 맞춰서 4월 2일에 나는 양악 수술을 하게 되었다.

 

선교정이 다 끝났다고 해서 바로 양악을 하는 것이 아니라, 수술을 위해 교수님과 상담도 해야되고, 진단준비/진단 이라는 과정도 거쳐야 하는데, 해당 과정은 다음 포스팅에 적어보려고 한다.

 

웃어.. 웃으라고.. 아직 멀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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